육아일상

육아휴직 4개월 사용 후 복귀 (복귀 후 눈물의 퇴사)

시아디나 2024. 12. 14. 10:11

오늘은 육아 중심이 아닌 워킹맘에서 맘 된 저의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그리고 먼저, 현업에 계시는 모든 워킹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11년 첫 사회에 발을 들이고 2024년 무직이 되기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네요. 

직장을 정리하고 나서 가장 씁쓸했던 순간은 건강보험에 내 이름이 아닌 남편의 이름이 적혀있을때 였습니다.

나의 이름으로 사회에 두 발로 섰었는데 이제는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사람이 되었네요.

 

직장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엔 출산을 앞두고 또는 육아 휴직을 다녀왔기 때문에,  인사평가나 연봉협상 모든 것에서 우위에 있기 힘들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는 기쁨 이면에 나의 세계에서는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생기는 순간이죠. 

 

저의 생애주기에서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위안을 삼으며 직장생활을 계속 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둘째를 출산한 이후엔 좀 더 업무에 집중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회사에서도 이른 복귀를 해줬으면 하는 의견을 넌지시 비춰오고  저도 이제 애가 둘이니 돈도 더 열심히 벌고 그 동안 모른척 넘겼던 사회적 인정도 되찾아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네요. 

 

그래서 저는 복직 이후 이런 양육체제를 시도하게 됩니다. 

시도1. 

- 첫째의 어린이집 하원 늦추기 

원래도 연장반이었지만 정시퇴근의 어려움으로 늦은 하원에서 1~2등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 둘째의 풀타임 시터 선생님 모시기

오전 9시~ 오후 7시 시터선생님 모시고 육아 바톤터치를 합니다. 

 

시도2. 

-첫째의 어린이집 하원 선생님 모시기

연장반 늦은 하원 1~2등을 다투다 보니 몇 달 뒤 첫째에게 마음의 뾰족이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다음날 엄마의 부재를 잠들기전 매일 확인하고 친구들 처럼 일찍하원하고 싶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하여 하원선생님을 모시게됩니다. 

- 둘째의 부모님 서포트 

시터선생님을 찾을 때 시터계의 신의성실은 없다는 어떤 후기를 보고 공감하고싶지 않았지만... 공감하게 되어버린 사건이 발생합니다.  시터선생님 구하기는 추후에 이야기해 볼 기회가 있다면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시터님과의 이별을 뒤로 하고 양가 부모님의 스케줄링을 통해 둘째의 양육을 시작하게 됩니다. 

 

복직이후의 삶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맡게되면서 오전 6-7시출근완료 ~ 퇴근이후육아복귀~ 아이재우고 업무 재출근의 스케줄로 하루하루가 채워졌습니다. 그래도 양가 부모님, 남편, 그리고 저 셋이 한 팀을 이루며 삶을 헤쳐 나가는 듯 했습니다. 

몇 년만 고생하면 아이들이 클거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죠!

푸쉬카타고-어린이집-하원중
엄마와 함께하는 어린이집 하원길

갑작스럽게 무너진 일상 

너무 이른 저의 욕심이었던 걸까요? 

부모님의 건강이 녹록치 않아 지시고 결국은 병원에 가셔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부모님 서포트를 받을 수 없어지자 그야 말로 일상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시터선생님을 다시 구한다고 해도 불안한 상황, 편찮으신 부모님께 더이상 신세를 질 수도 없는 상황 이런 조건들이 겹치자 결국은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네요. 

 

복귀 후 7개월만에 결국 저는 오랜 사회생활의 마침표(라쓰고 쉼표라 마음속으로 읽으며)를 찍게 됩니다. 

요거트 흩뿌리고-엉망진창된-주방의 모습
아 갑자기 이게 뭐람 엉망진창이야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지속적으로 고민합니다. 

직장 생활  복귀가 아니더라도 육아 이외의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네요.

육아를 하면서도 "나"라는 끈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해 보려 합니다. 

육아와 나의 삶 속에서 어떤  새로운 길을 찾는지 기록하고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공유해 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엄마 지금 그대로도 훌륭해요!